
[쿠로카미 흑신 The Anmation]
Review
제1화「도플라이너」
집에 있는 스카이라이프 접시를 통해, 드디어 『흑신 The Animation』제1화를 감상했습니다. 참고로, 일본 방영판의 제목은「삼위일재(三位一在)」, 한국판은「도플라이너」라는 제목을 살짝 바뀌어서 나왔습니다. 애니박스에서 방영되는 화질이 전반적으로 안 좋아서 아쉬웠지만, 아무튼 개인적으로 꾸준히 보아온 『흑신』이 일본에서 애니메이션화된 모습을 직접 보니 기분이 묘했습니다. 설마 한국인 원작 작품이 애니화가 될 줄이야...(^^;)
오프닝은 일본판을 그대로 가져오고 한글 자막을 입히는 형식이었는데, 스탭 자막이 영상과 어우러지기 보다는 가린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자막의 위치와 폰트가 영상에 어우러지도록 조금 더 신경을 써줬으면 어땠을까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습니다. 오프닝 음악은 『마이히메』오프닝 등으로 유명한 쿠리바야시 미나미 씨가 불렀는데, 딱히 제 취향은 아니었지만 나쁘지는 않았고 영상 자체도 괜찮았습니다.(솔직히 화질이 안 좋아서 조금..-_-;) 엔딩은 무슨 보험 광고때문에 짤렸나 싶어서 껏더니 나왔다더군요. 애니박스...그냥 한번에 좀 틀어줘요 ㅇ<-<
스토리
첫 장면에서는 케이타가 누워있고 피를 천천히 흘리는 모습과 함께 뭐시기뭐시기(..) 독백이 흐릅니다. 아마 원작대로라면 케이타가 사자신 일족 트라이벌 엔드(하위 원신령)에게 공격을 당해 팔을 잃을 때겠죠. 본편은 첫 장면의 과거로 돌아가 케이타의 평범한 학교생활과 일상을 먼저 보여줍니다. 소꿉친구 누나 아카네는 케이타를 아침저녁으로 챙겨주면서 바쁘게 직장인으로써 살아가고 있습니다. 케이타가 사는 시대에는 뉴스에서도 그리고 그가 사는 곳 주변에서도 사람들의 사망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었습니다.
학교에 지각을 하여 자전거를 타고 등교하던 케이타는 편의점을 나오는 동급생 리사를 만납니다. 그녀는 GSD
그러던 중, 케이타는 어머니와 똑같이 생긴 사람을 전철 플랫폼에서 보게 되어 그녀를 찾고자 합니다. 하지만 허탕을 치고, 저녁 늦게 찾아간 라면집에서 우연히 쿠로를 만나게 됩니다. 돈도 없이 배고파하는 그녀에게 라면을 건네준 뒤, 라면집 아저씨에게 도플갱어 이야기를 하다가 쿠로에게서 도플라이너에 대해 듣게 됩니다. 케이타가 무슨 말인지 의아해하던 중, 쿠로는 트라이벌 엔드의 갑작스런 빳다공격(...)에 10미터 넘게 날아갑니다. 하지만 쿠로는 피를 흘리면서도 다시 일어나 트라이벌 엔드와의 과격한 격투를 벌이고, 결국 그를 쓰러뜨리고는 조용히 사라집니다.
집으로 돌아온 케이타는 TV를 통해 동급생 리사가 죽은 것을 알게 됩니다. GSD 라이브 콘서트를 다녀왔던 그녀는 거기서 자신과 똑같은 사람을 만났다고 케이타에게 말했었죠. 이렇게 자신의 주변에서 도플갱어를 만나 죽는 사람이 늘어나는 것에 대해 슬퍼하던 케이타는 횡단보도에서 옆집 꼬마인 마유를 만나게 됩니다. 침울한 케이타에게 마유는 밝게 웃으면서 자기랑 똑같은 사람을 봤다며 신기하다고 말하죠. 그 말을 듣고 단박에 불안한 느낌이 든 케이타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마유를 제지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순간, 트럭이 달려와 마유의 조그만 몸에 치고...케이타의 눈 앞에는 새빨간 피가 뿌려집니다. 그리고는 제1화 끝.
배경, 성격, 캐릭터 등...원작 설정과의 차이점
케이타의 연령이 낮아진 것도 원작과의 큰 차이점이지만, 스토리나 배경, 성격 등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원작과 차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일단, 케이타의 집 평수가 조금 더 넓어졌고(...) 층이 낮은 맨션에서 사는 듯한 원작과는 달리, 애니메이션에서는 층이 조금 더 높은 맨션에서 사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원작보다 더 넓은 반경으로 주변환경을 비춰줍니다. 더불어 아키하바라 등의 모습 등을 통해 현재의 일본이라는 느낌을 물씬 주는 원작에 비해, 침수되어가는 도시의 모습을 비춰주면서 조금더 근미래(사실 이건 제작자 인터뷰에서 밝혀진 것이지만요)인 듯한 일본을 보여줍니다.
케이타의 성격에서도 큰 차이를 보여줍니다. 원작에서의 케이타는 게임제작자로서 이제 막 취업에 도전하는 활기차고 꿈많은 대학생 청년이라면, 애니메이션에서는 겉으로는 친구들과 웃고 떠들면서 사실 속으로는 사람들과의 깊은 교제를 피하는 우울한 고등학생으로 비춰집니다. 원작에서는 어머니를 잃은 쓰라린 기억을 지녀도 그렇게까지 우울한 성격을 가지지는 않았죠. 하지만 애니메이션판에서는 친한 친구도 잃었던 경험까지 추가되어서 자신과 얽히면 불행해진다고 생각하는 어두운 소년으로 나옵니다. 그 덕에 애니메이션 전반적인 분위기가 어두컴컴합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다른 점은, 아카네에게 존댓말을 쓴다는 점...(어색해!)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 역시『흑신』의 흐름을 새롭게 써가도록 하고 있습니다. 쿠라키 다이치는 지금은 죽은 걸로 나오는 케이타의 친한 친구이거나 그 친구가 죽음으로써 마스터 루트가 된 인간으로 보입니다. 제1화 초반에는, 그가 편의점에 있는 CCTV를 통해 사람들의 얼굴들을 분석하면서 루트와 서브를 대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전체적인 내용으로 비춰봤을 때, 그는 우연을 가장하여 서브들끼리 만나게 하고(리사와 마유의 죽음도 이 자의 의도로 인한 것이죠), 그들이 죽고 남은 마스터 루트를 모아 무엇인가를 꾸미는 인물로 보입니다. 오프닝에도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꽤 수명이 있는 캐릭터로 보이는데, 이 자가 앞으로의 이야기를 어떻게 이끌게 될지 기대됩니다.
동글동글해진 캐릭터들..
작화를 보면 애니메이션의 캐릭터들은 원작에 비해 살이 좀 더 붙은 동글동글한 느낌이 듭니다. 개인적으로 길쭉길쭉 샤프한 캐릭터들을 좋아하는데다, 애니메이션은 원작보다 조금 덜 디테일하게 그려져서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애니메이션이니깐 어쩔 수 없는 것인가 싶으면서도 선이라든지 컬러라든지 좀 더 디테일했으면 어땠을까 싶네요 (^^;;) 애니박스가 화질이 안 좋아서 그런건지도 모르겠지만요.
격투씬 등 임팩트 강한 연출
중반에 쿠로와 트라이벌 엔드가 펼치는 격투씬은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어린 소녀를 상대로 빳다를 내리치고 자동차 유리에 머리를 쳐박는 잔인한 장면도 임팩트가 강했지만, 카메라 워크나 동화에 있어서 쿠로가 펼치는 액션이 상당히 역동적이고 타격감 있게 그려진 것이 매우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렇게 일반 전투의 액션씬이 인상적인데, 나중에 케이타와 동조를 하여 다양한 기술들을 펼치는 액션씬은 어떻게 표현이 될지 상당히 궁금하고 기대가 됩니다.
이 격투씬 뿐만이 아니라, 하루에 케이타 주변 인물이 2명이나 죽는 연출 역시 좀 충격적이었습니다. 원작에서도 마유는 도플라이너 시스템으로 인해 죽는 아이였기 때문에 예상은 했었지만, 캐릭터 소개에 있는 특징으로 봐서 그래도 꽤 수명이 있는 조연이겠구나 싶었던 리사가 허무하게 사라지리라고는 생각을 못 했습니다. 또한 마유가 트럭에 치여 죽는 장면도 예상보다 잔인하게 그려져서...같이 보던 오빠랑 깜놀...(...)
그래도 좀 아쉬운 점...
제1화를 전체적으로 볼 때 이야기의 전개가 약간씩 미묘하게 끊기면서 빠르게 진행되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스토리 상으로 어느정도 배경을 깔고 쿠로와의 우연한 만남에 케이타 주변에서 죽는 사람들 이야기까지 포함해야해서 어쩔 수 없던 것 같았지만요. 그리고 한가지 굳이 안 넣어도 되었을 연출을 꼽자면 아카네의 옷 단추가 풀러진 장면이랄까요. 흔히 말하는 "서비스" 장면이겠지만..글쎄요...('ㅅ')a 또 전반적으로 내용이 진지하고 어두워서 그런지, 쿠로가 라면을 먹으면서 기뻐하는 개그 연출은 조금 조화가 안되더군요.
제2화를 기대하면서
제2화 예고에서는 쿠로키 다이치가 마스터 루트들을 모으는 장면을 보여줍니다. 이렇게 원작과는 다른 노선을 타는 『흑신 The Animation』. 어떻게 케이타와 쿠로가 서로 계약을 맺게 될 것이며, 쿠로키 다이치의 정체와 음모는 무엇일지, 그리고 슈타이너와 엑셀의 활약은 어떨지가 기대됩니다. 금년 5월에 블루레이 한정판까지 발매된다는 소식이 벌써부터 올라왔는데, 환율때문에 아직까지는 선뜻 지갑을 열기가 힘드네요 OTL
P.S. 이 얘기 저 얘기 쓰다보니 매우 길어졌네요. 오랜만에 블로그에 장문을 써보니 힘들어요 (_-_)
★ Posted by.Yurui [yurui.eglo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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